Piano Concerto No.5 in Eb major, Op.73
베토벤 /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
Ludwig van Beethoven, (1770∼1827)
Claudio Arrau (1903-1991), Piano New Philharmonia Orchestra

1악장. Allegro
E flat장조, 4/4박자, 소나타형식. 활기차고 당당한 악장이다.
1악장의 시작을 알리는 장 3도의 팡파레에 이어 피아노가 ff로 아르페지오를
연주하고, 자유로운 분산화음, 트릴, 스케일, 옥타브 등의 다양한 기교가 3개의
화음에 걸쳐 화려하게 펼쳐진다.
이들 기교는 사실 그렇게 난해하지 않지만, 연주효과는 상당하다.
2악장. Adagio un poco moto
B장조, 4/4박자, 조금 빠른 느낌의 아다지오, 변주곡형식.
우아하기 그지없는 주제선율이 현악기를 타고 흘러나오다가 , 피아노독주가
약음으로 선율을 이어받아 느긋하게 노래하기 시작한다.
3악장. Rondo, Allegro
E flat장조, 6/8박자, 론도 형식. 3악장은 일관된 리듬이 지배하는 경쾌한 론도이다.
2악장 말미의 선율을 피아노가 ff로 이어받아 폭발하듯 제시한다.
하강음형에 이어지는 D음 유니즌의 딸림화음은 piano에서 forte로의 급작스런
전환으로 인해 대단히 산뜻한 인상을 준다

피아노 협주곡 제5번 "황제"는 베토벤의 5곡의 피아노 협주곡의 최후를 장식하는
곡으로 작풍은 원숙하고, 구성은 웅대하며 내용은 장엄한 최대의 걸작으로
1809년 (38세)의 작품이다.
베토벤은 35세에서 40세에 걸친 5년동안에 비참한 전쟁을 두번이나 경험하였다.
그러나 강직했던 그는 일단 정착한 빈에서 한 발짝도 떠나지 않았다.
그 전쟁이란 1805년과 1809년 2회에 걸친 나폴레옹 군과의 싸움으로서 두 번 다
오스트리아 군은 참패했고, 빈은 나폴레옹 군대에 의해 점령되었다.
1809년 전쟁 때에는 약 20만의 오스트리아군이 명장 칼 대공의 지휘 아래 용감히
싸웠으나, "대육군"을 자랑하는 나폴레옹군의 교묘한 작전과 기동력앞에서는
어쩔 도리가 없었다. 그리하여 나폴레옹은 5월 8일에 빈의 쇤브룬에 들어왔고,
13일에는 입성식이 거행되었다. 하이든이 빈에서 77세의 생애를 마친것은
그로부터 18일 후인 5월 31일의 일이었다. 프랑스 장교와 길에서 엇갈릴 때,
베토벤은 이렇게 말했다고 전한다.
"내가 만약 전술을 대위법만큼 잘 알고 있었다면, 한 번 혼을 내줬을텐데 말이야"
이런 혼란 속에서 "황제"는 완성되었다. "교향곡 제5번", "제6번"을 완성한 다음 해
이니만큼, 베토벤의 왕성한 창작력은 설사 육체나 정신이 흔들리기는했지만,
결코 그 걸음을 멈추지는 않았다.
그러나 전쟁이 끝난뒤에도 신변의 사정은 조금도 호전되지 않았다. 이 무렵부터
베토벤은 점점 더 마음 깊숙이 정신을 가라앉히게 되며 "고별"소나타등을 써서
기술적 원숙에서 정신적 성숙으로 일단 전진한다. 이른바 후기로 접어들게 되는
것이다. 이 협주곡은 그런 점에서 베토벤의 창작이 명인적 연주 기교의 정점에
도달하여 압도적 역감을 보였던 시기, 그러면서도 내일에의 불안이 항상 존재했던
시기의 작품이다. 외관이 크고 호방하며, 기교에 있어서 치밀한 것들이 높은
경지에서 균형이 잡혀 극적인 전개로서 효과를 돋우고 있다.
이 곡의 초연은 1811년 11월 28일 라이프찌히에서 행해졌다. 그 때의 피아노
연주자는 교회 오르가니스트인 시나이더(J. F. Schneider)이었는데 매우 호평
이었다. 빈에서는 이듬해 2월 15일에 피아노 교과서로 유명한 체르니의 독주로
연주되었는데, 그 날의 평은 좋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어찌 된 일인지 "제4번"과 마찬가지로 베토벤이 살아있는 동안에는 다시
연주되지 않았다고 한다. 아마도 이 곡의 폭발적이고 중후한 울림이 당시의
청중에게는 저항감을 느끼게 했는지도 모른다.
이 곡은 구성상 몇가지 특색이 있다.
앞의 "제1번"에서 독주 피아노로서 시작하는 새로운 기법을 시도한 바 있는
베토벤은 여기서는 제2악장 서두를 독주 피아노의 카덴짜로 시작한다. 그러므로
처음부터 아주 호화로운 인상을 준다. 또 보통은 독주자의 즉흥에 맡기는
카덴짜를 전체의 통일을 위해 스스로 적어 넣고 있다. 그 밖에 제2악장에서 쉬지
않고, 제3악장으로 넘어가는 등 대담한 수법은 그 뛰어난 내용과 더불어 훌륭히
결실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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